
누군가가 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은 이제 조용히 전해지지 않는다. 예전에는 부고가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 사이에서만 전달되곤 했지만 지금은 소셜미디어의 타임라인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빠른 속도로 퍼져나간다. 누군가의 죽음은 곧 온라인상의 하나의 사건이자 소식으로 다뤄지며, 사람들은 그를 추모하기 위해 스마트폰 속 댓글창과 해시태그를 통해 모인다.SNS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이 올라오고, 댓글에는 수백 개의 이모티콘과 다양한 추모 상징이 달린다. 고인의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계정은 단숨에 디지털 추모 공간으로 변모하고 타인의 게시물에는 #추모 #RIP #기억할게 #천국에서편히쉬세요 같은 해시태그가 연이어 붙는다. 그때부터 고인의 디지털 유산은 의도와는 상관없는 역할을 하기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