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의 죽음은 언제나 큰 슬픔을 남긴다. 하지만 그 슬픔이 끝나기도 전에, 남겨진 것들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다. 과거에는 유산이라 하면 눈에 보이는 재산, 예금, 부동산 등의 분배가 핵심이었지만 지금은 그 범위에 디지털 유산까지 포함되면서 전혀 다른 형태의 새로운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형제자매 사이에서는 그 의미를 두는 지점이 다르다. 누군가는 고인의 SNS 계정을 보며 기억을 떠올리는 공간이라 여기고, 다른 누군가는 더 이상 유지할 필요성이 없거나 심지어 빠르게 잊기 위해 정리의 대상으로 판단하기도 한다. 여기에 유튜브, 블로그, 전자지갑, 온라인 계정 같은 자산성이 있는 콘텐츠가 포함되면 감정과 돈, 기억과 이익의 경계는 더욱 흐려진다. 사랑했던 사람을 중심으로 뭉쳤던 가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