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 사람의 사진이나 영상, 메시지는 여전히 살아서 움직인다. 스마트폰 앨범 속에 미소 짓는 얼굴, SNS 피드에 남겨진 여행 사진, 클라우드 저장소에 남아 있는 메모와 음성 파일들과 같은 모든 것이 한순간에 디지털 유산으로 변한다.이 흔적들은 물리적인 상속 재산처럼 법원에 제출하거나 등기부에 기재되는 것이 아니지만, 때로는 그것보다 더 무거운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왜냐하면 디지털 유산에는 고인의 생각과 감정, 삶의 리듬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인의 사진과 데이터를 그대로 남기는 것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한쪽에서는 사랑과 기억을 지키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슬픔을 반복적으로 소환하며 현재의 삶을 방해하는 족쇄가 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