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4 2

슬픔을 소비하는 시대: SNS 추모와 디지털 유산의 감정 피로

누군가가 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은 이제 조용히 전해지지 않는다. 예전에는 부고가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 사이에서만 전달되곤 했지만 지금은 소셜미디어의 타임라인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빠른 속도로 퍼져나간다. 누군가의 죽음은 곧 온라인상의 하나의 사건이자 소식으로 다뤄지며, 사람들은 그를 추모하기 위해 스마트폰 속 댓글창과 해시태그를 통해 모인다.SNS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이 올라오고, 댓글에는 수백 개의 이모티콘과 다양한 추모 상징이 달린다. 고인의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계정은 단숨에 디지털 추모 공간으로 변모하고 타인의 게시물에는 #추모 #RIP #기억할게 #천국에서편히쉬세요 같은 해시태그가 연이어 붙는다. 그때부터 고인의 디지털 유산은 의도와는 상관없는 역할을 하기 시작한다. ..

디지털 유산 2025.08.04

기억인가 환상인가: 디지털 유산이 만든 '가짜 연결'의 심리학

사람은 누구나 이별 이후에도 그 사람을 잊지 못하고 마음속에 품는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의 이별은 조금 다르다. 죽은 사람의 SNS 계정이 살아 있는 것처럼 여전히 활동하고 있거나 카카오톡에는 마지막 대화가 그대로 남아 있고, 인스타그램에서는 고인의 사진이 여전히 사람들의 '좋아요'를 받는다. 이러한 디지털 흔적은 남겨진 유족과 지인들에게 큰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감정적 착각과 "가짜 연결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 분명 그 사람은 떠났는데 여전히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고, 그의 존재가 여전히 내 일상에 머무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이 글에서는 디지털 유산이 심리적으로 어떤 작용을 하는지, 그 연결이 치유인지 아니면 감정의 착각인지, 또 우리가 진짜 이별을 받아들이기 위해 어떤 준비가 ..

디지털 유산 202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