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은 이별하거나 누군가를 떠나보낸 후, 고인의 흔적을 지우는 것으로 감정을 정리하려 한다. 카카오톡 대화창을 삭제하고, 사진과 음성을 없애고, SNS 계정도 차단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마음속 감정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빈 화면 앞에서 더 깊은 공허감이나 미련이 남는 경우가 많다. 디지털 유산이 감정의 매개체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죽음이나 이별처럼 강한 심리적 충격을 동반하는 상황에서 디지털 흔적은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감정 정리가 끝나지 않았다는 증거이자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내면의 목소리가 되기도 한다.이 글에서는 디지털 유산을 정리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감정의 흐름과, 그 과정에서 혼란스러워지는 심리적 반응들, 그리고 디지털 유산을 보다 건강하게 다루기 위한 정리 방법과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