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이 세상을 떠난 후에 남기는 것은 더 이상 물리적인 유품과 사진첩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금 우리는 SNS, 블로그, 메신저 대화, 이메일, 음악 플레이리스트, 짧은 영상 클립 등의 수많은 디지털 흔적이 남겨지는 세상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 자료들은 고인의 생전 삶의 방식, 생각, 관계망, 취향까지 고스란히 담아내며, 단순히 남겨진 데이터 정도가 아니라 세대를 넘어 전해질 수 있는 디지털 유산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의 추모는 주로 묘소, 위패, 추모비 같은 물리적 공간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현대인의 바쁜 일상이나 가족과 지인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현실, 그리고 팬덤 커뮤니티 문화의 발달 등으로 인해 물리적으로 한 공간에 모이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은 자연스럽게 온라..